이관형 베이비챗 대표는 베이비챗의 차별점은 AI 캐릭터와 단순히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넘어 웹소설처럼 특정 세계관과 상황, 캐릭터를 그려내고 이용자들이 그 시나리오에 들어가 함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에 있다고 말합니다.

“원하면 직접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고, 중요한 조연을 맡아 이야기를 반전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콘텐츠들은 다시 배포되면서 가치를 만들어내는 방식입니다. 베이비챗은 웹툰과 웹소설 등 이용자들이 만드는 이야기 방법이 AI와 결합해서 진화하는 새로운 과정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소설 속 캐릭터가 생생하게 반응하고, 함께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경험을 플랫폼화하는 것이 서비스 개발의 가장 큰 목표였습니다.”

대규모 언어 모델은 그 생각을 실제 결과물로 만들어주는 가장 큰 열쇠였습니다. 이용자들은 LLM과 대화를 통해서 세계관을 상세하게 그려내고, 캐릭터의 성격을 정한 뒤 이야기의 큰 틀을 만들어냅니다. 현재 베이비챗은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스토리와 캐릭터를 만들 수 있도록 여러 가지 LLM을 적용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언어 모델 선택에 중요한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이 최기수 베이비챗 프롬프트 엔지니어의 설명입니다.

베이비챗은 Gemini 2.5 Pro를 쓰고 있습니다. Gemini 2.5 Pro는 추론이나 연산 등 논리적이고 복잡한 태스크를 처리하도록 설계된 모델입니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캐릭터 채팅에는 속도가 빠른 Gemini 2.5 Flash 모델이 더 적절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AI 기반 캐릭터 채팅은 생각보다 더 복잡한 정보를 바탕으로 답을 뽑아낼 필요가 있었습니다.

AI 기반 캐릭터 채팅은 제작자들이 생각한 복잡한 세계관을 갖추고, 그에 따른 개인적 배경과 성격, 문화, 직업, 말투 등 아주 많은 기본 정보들을 정확히 이해하고, 기존의 대화를 바탕으로 흐름이 깨지지 않도록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기억과 논리적 추론의 범위가 매우 방대합니다. 순간적으로 캐릭터의 설정을 놓치면 이야기의 흐름이 깨질 수도 있지요. 이도경 베이비챗 그로스마케터는 제미나이의 언어적 특성이 베이비챗의 성격을 확실하게 만들어주었다고 말합니다.

Gemini는 개발과 운영 면에서도 만족스러웠습니다. 구글 클라우드의 글로벌 안정성, 그리고 Gemini의 다국어 지원은 시장 확대에도 직접적인 도움이 되었습니다. 현재 베이비챗은 영어, 일본어, 중국어 서비스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의 대형 콘텐츠 플랫폼과 협업을 통해 캐릭터 문화가 발달한 일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Gemini는 언어에 대한 장벽이 거의 없습니다. 한국어 뿐 아니라 영어, 일본어 등에서도 웹 콘텐츠에 적절한 언어 표현력을 보여주었고, 이용자들이 기대하는 수준의 이야기를 풀어내주었습니다.”

AI 채팅 서비스에는 폭력적이고 음란한 프롬프트가 입력되는 일도 많습니다. 캐릭터의 기본적인 페르소나와 대화의 흐름을 바탕으로 학습되기 때문에 잘못 활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통제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대화의 과정을 하나하나 모니터링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고, 자칫 창작의 범위를 제한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구글 클라우드는 Gemini에 대해 기본적으로 언어의 폭력성을 걸러내는 세이프티 필터를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정보통신망법 기준에 따라 등급을 나눕니다. 기준에 어긋나는 콘텐츠는 가려지고, 일정 기준 안에 있다면 본인 인증을 통해 나이에 맞는 콘텐츠가 보여지도록 처리해 AI를 안전하게 활용하면서도 창의성을 해치지 않도록 했습니다.”

민감한 내용에 대해서는 내부 모더레이터들이 기준을 넘나드는 콘텐츠는 직접 모니터링하기도 합니다. 이뿐 아니라 실제 인물을 가상화하는 등의 초상권에 대한 부분도 예민하게 보고 있습니다. 실제 인물이나 타 콘텐츠 속 캐릭터를 가져오는 것에 대한 조정도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이용자들의 창의성은 더 뛰어나서 현실을 반영하는 것보다 현실 불가능한 캐릭터를 만들어서 즐기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